
염지원님의 <IT 회사에 간 문과 여자>를 이북으로 읽었습니다. 7월 초에 한 번 읽었는데, 후반부에 가서 생각해 볼 점이 많아서 여러 번 다시 읽느라 8월 초까지 읽었습니다.

리뷰
나도 조금 일하면서 깨달은 바지만 내가 정말 대단하게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주도권을 가지고 싶고,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이 나를 일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렇기에 나도 계속해서 여성 리더들의 글을 찾아 읽으면서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이야기 한 "더 오래 서 있을 수 있도록 버티는 힘"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런 노력의 과정을 같이 따라갈 수 있어서 좋았다.
아쉬웠던 점
나도 문과 출신의 엔지니어로서 공대생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문과적인 통찰력을 주로 사용하고 나의 무기로 삼는 점에 동감했다. 기술도 못지않게 갖추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동일했다. 하지만 책의 언급된 두 번의 면접에서 울었다는 점이 나의 가슴을 싸늘하게 만들었다. 물론 염지원 선생님께서 굉장히 열심히 준비했을테고 그만큼 간절하게 바랐다는 걸 이해한다.
하지만 지금껏 내가 일하면서 정말 힘들어도 여자라서 체력이 약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서 좀 더 참아오고, 울고싶은 순간이 오더라도 '여자들이란..' 이런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참던 나날들에 대해 끼얹어진 찬물인 것 같았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져서 이 부분은 흐린 눈 했지만 사실 울었다는 부분이 아쉽고 싫기도 하면서 계속 생각나는 부분이다. 나는 차분하게 대처하면서도 수없이 면접에서 떨어졌지만 내가 왜 떨어졌는지 모르는 날들이 많았는데, 이 분은 두 번이나 울고도 굴지의 기업에 붙었다니 허탈했다. 내가 그 부분을 읽으면서 느꼈던 허탈함과 패배감이 내 안의 자기혐오를 일깨워 준 부분이 아닐까? 왜 나는 울면 안될까? 감정을 보여서는 안될까? 나는 왜 나에게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할까? 그에 대한 타산지석이 된 부분이었다.
또, 아쉬운 점은 첫 번째 이직의 이유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좀 더 명확하게 그 점에 대해서 경험을 좀 더 말씀해주시고 짚어주었으면 독자에게 도움이 되었을 것 같은데 이 당시 생각하기 너무 힘드셨던 건지 짧게 마무리하셔서 아쉬웠다.
좋았던 점
가장 뒤 쪽의 네 개의 챕터가 좋아 이 부분만 여러 번 읽었다. 불안을 연료로 쓰지 않는 오래달리기 - 건강한 성장을 위한 시스템 - 번 아웃과 함께 살기 - IT 업계 비전공자 주니어에게 - 진짜로 더 멀리 가는 사연 이렇게 이어지는 랠리가 너무 좋아 이 부분만 다섯 번 정도는 읽은 것 같다. 우리나라는 너무 성장을 좋아해서 성장만 할 수 있다면 다른 것들을 포기하는 서사까지도 너무 좋아한다. 성장할 수 있더라도 내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것 같으면 멈춰야 하는데 그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내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것 같다는 알람도 개개인의 경험에 의해서 알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똑같이 일하더라도 온 에너지를 다 쓰고, 어떤 사람은 에너지의 반도 안 쓸 때가 있다. 하는 일에 따라서 예민함의 정도와 스트레스의 정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정도 일하면 힘들어요 하고 알려줄 수 있는 객관적인 척도가 없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너무 과하지 않게 잡아 루틴을 만들고, 더 할 수 있더라도 쉬면서 해야 한다. 또한, 거창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나에게 행복감을 주는 소소한 것을 찾아야 한다. 이거야 말로 가장 중요한 방법이었다. 나를 재료로 불태워서 쓰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듯 꾸준하고 평온하게 내 커리어를 이끌어갈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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